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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의 능력 /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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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회 작성일 20-03-23 12:23

본문

실업의 능력

 

  김나영

 

 

 

아침을 뭉갭니다.

던져버립니다. 나를 차고 있던 시계를

삭제해버립니다. 꿈꿀 권리를

찾아옵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잊힐 권리를

유령이나 사물로 변신이 가능해집니다.

야간 비행이 가능해집니다.

주간 비행도 가능해집니다.

허공으로 정신이 마구 뛰어

놉니다. 정맥에 면도날을 올려놓고

놉니다.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상태가 되어

맛봅니다. 마흔여덟 가지 감정을

고진(苦盡)해도 감래(甘來)하지 않습니다.

관념의 당의정, 희망 고문을 뱉어버립니다.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니었던 나는

성공합니다. 아무것도 안하는 일에

무언가를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남아돕니다.

캄캄합니다. 눈을 떠도 감아도

아무도 그립지 않습니다.

 

 

             ⸻계간 미네르바2019년 겨울호



 


1961년 경북 영천출생

1998년《예술세계》로 등단
2005년,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음
시집 『왼손의 쓸모』『수작』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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