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봄을 업다 / 박수현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린 봄을 업다 / 박수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1회 작성일 20-03-23 12:26

본문

어린 봄을 업다

 

 박수현

 

몇십 년 만에 아이를 업었다

앞으로 안는 신식 띠에 익은 아이는

자꾸 허리께로 흘러내렸다

토닥토닥 엉덩짝을 두드리자

얼굴을 묻고 나비잠에 빠졌다

슬그머니 내 등을 내려와 제 길 간 어미처럼

아이도 날리는 벚꽃잎 밟으며

자박자박 걸음을 뗀다

어릴 적, 어른들 따라 밤마실 갔다 올 때면

넓은 등에 얼굴 묻는 것이 좋아

나는 마실이 파할 즈음 잠든 척하곤 했다

업혀서 돌아올 땐 부엉이 우는 밤길도 무섭지 않았다

가끔 백팩이나 메는 내 어두운 등짝으로

어린것의 온기가 전해진다

내가 걸어온 한 생이

고작 두어 뼘 등판 위에서 뒤집혔다는 생각

겁 많고 무른 가슴팍 대신 갖은 상처를 받아내느라

딱딱해진 등이 혹 슬픔의 정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문득, 누가 이 말간 봄빛 한나절을

내 빈 등에 올려놓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아이가 얕은 숨을 내쉬며 옹알거렸다

멀리서 온 그 말씀, 하르르 날아가 버릴 것 같아

조심스레 포대기를 추슬렀다 출렁,

한 뼘 더 팔이 길어졌다

 

 

      ⸻시집 샌드 페인팅20202


112.jpg


 2003시안으로 등단

시집 운문호 붕어찜』 『복사뼈를 만지다

공저 시집 관계에 대한 여덟가지 오해』『티베트의 초승달밍글라바 미얀마 『샌드페인팅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97건 2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5 0 06-19
19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0 06-19
19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0 06-19
19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06-16
19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0 06-16
19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6-16
19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06-09
19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7 0 06-09
19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0 06-09
19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1 0 06-02
19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3 0 06-02
19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0 06-02
19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0 0 05-29
1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7 0 05-29
19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6 0 05-29
19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5-27
19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2 0 05-27
19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0 05-27
19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5 1 05-21
19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9 0 05-21
19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2 0 05-21
19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9 0 05-17
19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2 0 05-17
19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6 0 05-17
19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5 0 05-12
19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0 05-12
19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 05-12
19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7 0 05-08
19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2 0 05-08
19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1 0 05-08
19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0 05-04
19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9 0 05-04
19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05-04
19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6 0 04-29
19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1 04-29
19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1 04-29
19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04-24
19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4 0 04-24
19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1 04-24
19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 0 04-18
19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6 0 04-18
19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0 04-18
19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2 0 04-12
19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 04-12
19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0 04-12
19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0 04-09
19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4 0 04-09
19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0 04-09
18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04-07
18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 04-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