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부사(副詞)를 좋아하신다 / 나희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부사(副詞)를 좋아하신다 / 나희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0회 작성일 20-03-25 14:12

본문

하느님은 부사(副詞)를 좋아하신다*

 

나희덕

 

 

'쓰다'라는 동사의 맛이 항상 쓴 것은 아닙니다

'보다'라는 동사는 때로 조사나 부사가 되기도 합니다

 

'너무'라는 부사를 너무 좋아하지는 마세요

'빨리'라는 부사도 조심하세요

'항상'이라는 부사야말로 항상 주의해야 할 물건이지요

하느님이 부사를 좋아하시는 건 사실이지만요

 

양치기가 사제보다 더 숭고할 수 있는 건

바로 부사 때문이에요

양치기가 어떻게 양들을 불러 모았는지

그때 눈빛은 어땠는지

목소리는 얼마나 다정했는지

해질 무렵 어둠은 얼마나 천천히 다가왔는지

양들이 한 마리도 빠짐없이 돌아왔는지

돌아오는 길에 데이지가 얼마나 많이 피어 있었는지

부사로 이루어진 그런 순간들 말이에요

 

부사는 희미한 그림자 같아서

부사 곁에서는 마음도 발소리를 낮춘답니다

 

'천천히'라는 부사는 얼마나 천천히 어두워지는지요

'처음'이나 '그저'라는 부사 뒤에서 망설이는 동사들을 보세요

동사들이 침묵하는 건 부사들 때문이에요

그러니 어떤 부사를 발음하기 전에는 오래오래 생각하세요

 

그런데 하느님, 부사를 좋아하시는 당신은 정작

내 속에서 길을 잃으셨군요

 

 

* 찰스 테일러, 자아의 원천들, 권기돈 하주영 옮김, 새물결, 2015, 421


20070302134806197050752.jpg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사라진 손바닥』 『야생 사과』『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시론집『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반통의 물』 등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66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70 2 07-19
19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 0 12:58
19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 0 12:47
19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 0 12:43
19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 07-08
19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7-08
19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7-08
19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 07-03
19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7-03
19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7-03
19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6-29
19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6-29
19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6-29
19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6-24
19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6-24
19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6-24
19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6-19
19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6-19
19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6-19
19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6-16
19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6-16
19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6-16
19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06-09
19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 06-09
19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6-09
19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06-02
19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0 06-02
19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6-02
19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05-29
19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05-29
19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05-29
19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 05-27
1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5-27
19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5-27
19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1 05-21
19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 05-21
19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5-21
19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0 05-17
19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05-17
19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5-17
19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 05-12
19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5-12
19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5-12
19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 05-08
19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 05-08
19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5-08
19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0 05-04
19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5-04
19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5-04
19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4-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