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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사슴 / 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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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0-03-31 13:50

본문

늙은 사슴

 

   김 안

 


부모님은 늙고 밥그릇은 이가 나가고,

간만의 볕을 본 딸아이는 여러해살이풀처럼

베란다 끄트머리에 작고 하얀 양발을 묻은 채

창을 열고 노래 부르고, 나는

길고 단단해진 하얀 눈썹을 뽑는다.

영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고민한다.

에어컨 실외기에 비둘기가 앉는다.

딸아이가 날갯짓하면 건조대에 내걸린 옷들이 펄럭이다

풀썩 떨어진다. 부모님은

허리를 펼 수도 굽힐 수도 없고,

나는 문제에서 빠져나온다. 착각을 멈춘다.

걸어갈 기운조차 없는 늙은 사슴처럼 서 있는다.

나는 노력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버텨보았는데, 이 모양입니다.

볕이 너무 환하고, 입을 벌리자

빛의 폭포처럼 우수수 이빨이 쏟아진다.

비둘기는 볕 속으로 날아가고,

딸아이는 베란다 구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문득

사라진다. 이 몸에는 짐승도 살았고, 억센 계절도 살았고,

지나온 수많은 집들도 살았으나,

이제 나는 씹어 먹기 좋게 길들여져 있다,

거세되어 있다, 충분히.

 




본명 김명인

1977년 서울 출생

2004현대시로 등단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오빠생각』『미제레레

제5회 김구용 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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