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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밤 /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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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6회 작성일 20-03-31 13:59

본문

산책자의 밤

 

   조용미

 

 

불을 끄고 누우면 낮에 본 작고 반짝이는 것들이 붕붕 날아다닌다

 

광택이 나는 검은 바탕의 등 양쪽에

빨간 점을 두 개씩 가지고 있는 무당벌레는

어떻게 날아다닐 생각을 했을까

 

애홍점박이무당벌레는 붉은색 둥근 무늬가 두 개, 문학관의 내 방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것들은 등 위와 아래쪽에 각각 두 개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저것은

천장에 붙어 검은 점처럼 보이기도 했고 얇은 책 귀퉁이에서 올라가야 할지 머뭇거리다 노트북 아래로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세계가 나를 이런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을 리는 없는데

 

저 작고 아름다운 것들이 내가 누워 있는 위에서, 북두칠성과 오리온과 초승달이 떠 있는 하늘 아래에서

날고 있다

그 작은 몸에 날개를 감추고 있었다

 

소리는 아주 따뜻하고 어두운 먼 곳까지 나를 데리고 간다

 

저 소리를 듣고 있으니 이상하게도 경건한 종교적 감정 같은 것이 생겨난다

이 감정을 아무와도 함께 나누어서는 안 된다

 

무당벌레의 날개와 붕의 날개가 얼마나 다른지 묻는

냉소적인 아침이 왔다

누군가 감출 날개가 없는 어깨를 구부리고 어디론가 바삐 출근을 하고 있는 시간

 

 

 ⸺계간 시로 여는 세상2019년 겨울호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김달진 문학상 수상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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