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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지나간 끈적임처럼 / 장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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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0회 작성일 20-04-18 20:08

본문

달팽이가 지나간 끈적임처럼

 

장옥관

 

 

달팽이가 지나간 끈적임처럼

 

젖은 마음 지나간 자리에 흉터 돋듯 움직임은 늘 제 자취를 남긴다 저 잔잔하게 흐르는

흐름 속 발끝으로 서서 구르는 돌멩이

 

아문 상처에 내민 새잎 흔적

 

내 머물던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검게 탄 타이어 자국에 미처 씻어내지 못한 혈흔처럼 시간은 모든 걸 쓸어 담아

지금, 출렁이며 흐른다

 

입 빼물고 수런거리는

노랑어리연 아래 어제의 투명했던 잠자리 날개 찢어져 젖고, 검은 진흙 속 굵어가는 구멍들

 

어디로 가는 걸까,

소리 없이 길게 뻗은 저 흰 비행운 

 

 

월간 시인동네20202월호




jangokkwan-1-wonho_1-w_wonho_1-w_wonho_1-w_wonho_w_wonho.jpg


 

1955년 경북 선산 출생

계명대 국문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1987세계의 문학등단

시집 황금 연못』 『바퀴 소리를 듣는다』 『하늘 우물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동시집 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김달진문학상, 일연문학상, 노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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