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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일 비 / 윤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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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1회 작성일 20-04-29 17:11

본문

진종일 비

 

윤성택

 

 

 

비는 오랜만에 우산에서 종일 기다려주었다

 

우리는 한철 내리는 빗속에서 튀고 있다

빗방울 속 파문을 열고 들어가 순간을 움켜 본다

너는 왕관 속에서 한 방울로 아름다웠다

우유 광고를 볼 때마다 기억은

그 왕관 속 탄력으로 싱싱해진다

 

빗소리는 어딘가로 다이얼을 돌렸고

꽃나무들은 와이파이를 켜두었다

아니 그렇게 되기만 바랐다

 

하나의 물방울이

다른 하나에게 기대어

주르륵 결을 탄다

우산을 쓰고 걷다

흠뻑 젖어도 좋을 오른쪽의 편애를

느끼는 나무들

 

비는 작정하고 예보를 들어줄 모양이다

예감을 내일로 묻어 두기로 한다

 

꿈속에서 죽은 사람의 여권으로

낯선 국가에 가서

여생을 비밀로 살다 부스스 일어난

꽃들이 지고 있다

 

비들이 지고 있다

 

 

                   -현대시학2020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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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충남 보령 출생
2001년 《문학사상》등단
시집 『리트머스』『감(感)에 관한 사담들』
산문집『그 사람 건너기』

2014년 제10회 한국시인협회 젊은 시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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