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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두 번째 이름을 주세요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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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5회 작성일 20-05-08 06:19

본문

저에게 두 번째 이름을 주세요

 

이재훈

 

 

동네입니다.

박사들과 의사들은 도처에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봅니다.

병든 자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불행은 뿌리가 없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합니다.

온몸에 열이 납니다.

불안이 거리를 뒤덮습니다.

꿈의 뜻은 구원입니다.

털이 없는 옷을 입는 겨울입니다.

고기가 없는 음식을 먹습니다.

소용없는 일입니다.

세상이 죄를 지어 만든 역병입니다.

물속에서 시동을 걸었습니다.

다르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신들은 모두 멀리 있습니다.

배가 부른데도 자꾸 먹습니다.

친구들은 하나둘씩 멀어집니다.

밤을 무서워했어요.

뒷마당을 무서워했지요.

이해할 수 없는 슬픔도 있습니다.

가장 나쁜 운명도 있듯이.

오랫동안 갇혀 있습니다.

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을까요.

목이 마릅니다.

 

 

             ⸻월간 시인동네20204월호

1_shjm91.jpg


중앙대학교 문학박사

1998현대시등단

시집 명왕성 되다』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문학이론서 부재의 수사학』 『딜레마의 시학』 『현대시와 허무의식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

2012년 한국시인협회상, 8회 젊은시인상, 2014년 제15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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