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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이 돌아오라고 하니 / 김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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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4회 작성일 20-05-29 07:59

본문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라고 하니

 

   김학중

 

 

누가 알겠는가 시간도 때론 빛으로 돌아온다

빛이 돌아오는 길은 낡아서 무게가 는다

짐진 자의 몸으로 가만히

나는 몸을 굽혀 앉았다가

더 깊이 웅크렸다

돌아오는 것이 익숙하다는 듯

떠난 길을 평안히 딛고 오는 그것이

나는 아무래도 의심스럽지만

지혜를 배운 자들이 건네는 그런 미소로

이제는 모든 무게가 풍요롭게 익었으니

괜찮다고 아무 말 없이 오는 것이다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라고 하니

열매는 알 것이다, 열매의 빛깔에 깃든 축복이

시간이 돌아와 앉은 빛이란 것을

그래서 모든 열매는 싱싱하다

쇠락하기까지 회복한 시간은

잘 익은 과육으로 온 땅에 수확의 때를 알리니

순간을 거두어들인 자들의 감사함이

들판에 넘실거렸던 때를 기억하는 자들아

우리가 여기라면 어떠하냐.

나는 나의 씨앗을 보지 못한 자라

아직 그 감사의 빛깔을 알지 못하지만

저 손짓이 나를 반기는 빛깔 앞에

가만히 나를 내버려두고

오늘은 햇빛을 맞는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이

늘 지금인 줄을 아직 모르기에

다만 이 빛이 따스하다고 말해도 괜찮다.

 

 

               ⸻계간 포지션2020년 봄호

kimhakjoong-180.jpg


1977년 서울 출생

2009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창세

18회 박인환 문학상, 8회 김만중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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