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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휴일 / 진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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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7회 작성일 20-06-16 14:42

본문

죽은 자의 휴일

 

   진수미

 

 

한 발을 딛고

두 발짝 딛고

다음 발은 싱크홀

다음 다음 발은 무엇일까

생각하다 잠이 깼다

 

지금은 밤일까

아침일까

신새벽이라는 말을 좋아했던

누군가가 떠오르고

나는 바닥을 만져본다

 

팔이 길어져

콘크리트를 뚫고

그러고도 길어져

무언가 만져진다면

죽은 이의 심장이라

부르리

 

딱딱하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그걸

학교에선

맨틀이라 가르쳤지

하지만 그건 떠난 자의

검붉게 끓어오르는 멘탈

 

이미 그들은 죽었고

산 것은 나라는데

도무지 뭐가 팩트고

가짜 뉴스인지

바닥을 만질 때마다

헷갈렸다

 

나의 매일매일은

그들의 빨간 날

딱딱하고 느릿하게 출렁이는 시간

그건 핵에 가까운 거야

핵을 녹이려는 흐름인 거야

 

한강변 아파트는 높이높이 솟구치고

기억은 짧고 뭉툭해져 간다

 

다정했던 아이

그러나 죄를 짓고

벌 받는 자세에 괴로워하고

딱딱해진 심장을 안고

휴일의 우주로 떠나갔지

너를 떠올리며

다정함을 떠올리면

나도 죄를 짓는 걸까

 

35층 아파트에 설 때마다

바닥을 내려다본다

여기서 떨어지면

무엇이 먼저 바닥과 만날까

금이 간 액정에서 손을 떼고

심장을 쓰다듬는다

 

이 다음 발은

싱크홀,

 

 

 ⸻월간 현대시20205월호 



 

진수미.jpg


1970년 경남 김해 출생

서울시립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97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달의 코르크마개가 열릴 때까지』 『밤의 분명한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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