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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사는 영혼처럼 / 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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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5회 작성일 20-06-24 16:03

본문

숨어 사는 영혼처럼

 

  강인한

 

  

외딴 섬으로 가는 다리였다.

버스는 오 분쯤 달려 섬에 도착했다.

다리를 건널 때 창밖으로 바다가 아득하였다.

 

파랗게 보이는 높고 소슬한 하늘,

아래에 어두운 보랏빛,

그 아래 먹구름과 양털구름이 뒤섞이고.

 

청동의 파도주름과 맑은 햇빛, 색색의 구름들,

높은 데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은 사이사이 구름을 뚫고

단숨에 꽂히는 바닥은 은빛 바다였다

 

햇빛을 줄기줄기 온몸에 받아 적는

보얀 구름커튼에 잡티 하나.

 

차창에 묻은 티끌일까 손가락으로 헤집는다.

점점 키워보니 아뜩한 하늘에

, 숨어 사는 영혼처럼 혼자 날고 있는 새였다.




 ⸻격월《현대시2019년 3-4월호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전북대학교 국문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 『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

푸른 심연』 『입술』 『강변북로,

시선집 어린 신에게, 시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

1982년 전남문학상, 2010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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