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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 한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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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8회 작성일 20-07-25 13:14

본문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한국현

 

 

   남의 집 지붕에 이빨을 몰래 던졌다. 독이 차올라, 학교 못가 언제나 슬픈 누나에게 침을 뱉자 썩기 시작한 이빨. 검은 새가 물고 떠난 자리에서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담장 그늘에 사람들이 모여 힐끔힐끔 나를 보며 수군거렸다. 스스로 깨달은 욕을 중얼거리며 땡볕에서 혼자 놀다가 뭇국을 먹고 공기처럼 살고 싶었는데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마음과 표정의 검은 거리만큼, 내 이빨을 물고 간 새는 날아갔고

           새가 날아간 만큼의 세상을 천천히 산책한다

 

   일기를 쓰지 않기로 하고 구름을 기록한다. 구름의 흉중을 살피는데, 오래전에 지난 새가 어깨에 구름 색 똥을 툭, 뿌리고 간다. 구름 속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그새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역병이 도시에 창궐하자 죽은 언어로 말하는 풍문을 오래오래 믿으며 살던 사람들이 아무것도 믿지 않아 다정한 표정의 거리에서 믿을 수 없이 사라졌다. 미처 챙겨가지 못한 손수레에서 흘러나온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뉴스 자막처럼 굴러다녔다

 

   쪽잠을 자니 당신도 쪽으로 만난다. 안녕. 반쪽 입술로 허공에 입맞춤하다 깨어나니 꿈의 습속으로 키운 거울 속 화분에서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계간 시와 반시2020년 여름호

 

인천 출생.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

시집 『바다철도 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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