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바트 마테르 / 진은영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타바트 마테르 / 진은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7회 작성일 20-07-25 13:20

본문

스타바트 마테르

 

   진은영

 


십자가 아래 나의 암소가 울고 있다

오 사랑하는 어머니 울지 마세요

나는 꿈에 못 박혀

아직 살아 있답니다

 

밤을 향해 돌아서는 내 입술을

당신의 젖은 손가락으로 읽어 보세요

세계는 거대한 푸른 종소리처럼

내 머리 위에서 울리고 있어요

 

나는 밤의 부속품처럼

어둠 속으로 깊숙이 떨어져 나왔어요

별처럼 순한 당신 눈빛과

네 개의 길고 따뜻한 뱃속을 지나가는 계절들 사이에서도

소화되지 않은 채 나는 남아 있어요

 

당신은 오래된 술 같아요

내가 마시는 술에 슬픈 찌꺼기가 떠도는 건

내 탓이 아니에요, 어머니

무엇을 마시든 나는 두껍게 취기를 껴입지만 늘 추워요

나를 향해 당신이 동굴처럼 뚫려 있기 때문에

 

우리는 두 팔을 뻗어 서로를 안아요

오 사랑해

서로를 자꾸 끌어당겨요

물에 빠진 사람들처럼

 

두려움보다

슬픔보다

흰 재가 더 높이 쌓이고 있어요

 

어머니, 결국 나는 내 영혼을 잃어버리게 될까요?

뚜껑 열린 석관이

세월 속에서 제 주인을 유실하듯

당신이 당신 아이를 잃어버렸듯

바람이 날아가는 투명비닐 봉지를 분실하듯

 

당신은 찾을 수 없어요

정말이지 우린 다르게 생겼어요

당신을 닮았던 얼굴 위에 낯선 고통의 진흙을 덧칠하며

내 얼굴은 점점 두껍게 말라갈 테니

 

목이 말라요 어머니

마른 풀밭 위에 빈병처럼

나는 또 흘러들어요

당신이 몇 방울 남지 않은 곳으로

 

 

  ⸻월간 시인동네20207월호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
2000년 《문학과사회》봄호로 등단
시집으로『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훔쳐가는 노래』
그 밖에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니체, 영원회귀로와 차이의 철학』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2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0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1 12-08
20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1 3 12-08
20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 1 12-04
20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9 1 12-04
20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1 12-03
20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1 12-03
20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1 11-30
20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4 1 11-30
20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9 1 11-30
20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1 11-24
20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1 11-24
20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1 11-24
20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1 11-18
20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 1 11-18
20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6 1 11-14
20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5 1 11-14
20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4 1 11-10
20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4 1 11-10
20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9 1 11-06
20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1 11-06
20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5 1 11-06
20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1 10-29
20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1 10-29
19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2 1 10-29
19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1 10-15
19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 1 10-15
19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1 10-15
19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1 10-09
19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1 10-09
19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1 10-09
19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 1 09-28
19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1 09-28
19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1 09-28
19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9 1 09-22
19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1 09-22
19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8 1 09-22
19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2 1 09-07
19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1 09-07
19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8 1 09-07
19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0 1 08-27
19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1 08-27
19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1 08-27
19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1 08-19
19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1 08-19
19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6 1 08-19
19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1 08-12
19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0 1 08-12
19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1 08-12
19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6 2 08-07
19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3 1 08-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