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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 어느 수조에 관한 기록 / 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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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0회 작성일 20-10-09 14:27

본문

인터스텔라

어느 수조에 관한 기록

 

   박후기

 

 

 

1.

 

자주

시간을 거슬러 오르곤 했던

아버지는 종종

입술이 찢겨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가짜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

이자利子에 코가 꿰곤 했던 것인데,

돌아와 동공이 풀린 눈으로

생각에 잠긴 채

집 안을 빙빙 돌았다

깊은 곳에 대해 말하자면

가난의 생식기인 집구석,

그곳이 심해深海였다

 

 

2.

 

수조水槽

뛰어내릴 수 없는 절벽이다

집이란 원래 그런 곳이다

지구의 끝은 절벽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수조에 모여 산다

어느 날 빛의 사다리가

수조로 내려왔고,

뜰채에 담겨

막내가 사라졌다

식구들은 피멍든 이마를

유리벽에 부딪치며

통성기도를 했다

푸른빛의 수조,

집은 가장 오래된

종교 시설이다

끊임없이 죄목과 회개,

그리고 삶과 죽음을

신에게 바쳤다

 

 

3.

 

출수조기出水槽記;

수조 덮개가 걷히고

하늘이 열리는 순간,

나는 푸드덕 뛰어오르며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수조 밖은

바다가 아니었다

바닥이었다

눈가에 피멍든 아버지가

멀리 도망치지 못하고

수조로 되돌아오곤 했던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곳을 우주라고 생각해라,

다시 수조에 던져진 내게

아버지가 말했다

내 이마와 입가에도

아버지처럼 피멍이 들었다

상처뿐인 가족이 자유롭게

숨 쉬며 살 수 있는 곳은

수조 속뿐이었다

어차피

사는 게 유영遊泳인 것을,

수조 끝에 걸린 보이저 2호가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계간 시인수첩2020년 가을호

 

1968년 경기도 평택 출생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3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종이는 나무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격렬비열도』『엄마라는 공장 아내라는 감옥』사랑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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