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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가 있는 정물 / 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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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0회 작성일 20-10-29 18:14

본문

복숭아가 있는 정물

 

   신미나

 

 

그대라는 자연 앞에서

내 사랑은 단순해요

 

금강에서 비원까지

차례로 수국이 켜지던 날도

 

홍수를 타고

불이 떠내려가는 여름

신 없는 신앙을 모시듯이

 

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과즙을 파먹다

그 안에서 죽은 애벌레처럼

순진한 포만으로

 

돌이킬 수 없으니

계속 사랑일 수밖에요

 

죽어가며 슬은 알

끝으로부터

시작으로 들어갑니다

 

 

 ⸺계간 불교문예2020년 가을호



 

1978년 충남 청양 생
강릉대 교육대학원 졸업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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