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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거룩 / 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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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28회 작성일 20-10-29 18:19

본문

나의 거룩

 

   문성해

 

 

이 다섯 평의 방 안에서 콧바람을 일으키며

갈비뼈를 긁어 대며 자는 어린 것들을 보니

생활이 내게로 와서 벽을 이루고

지붕을 이루고 사는 것이 조금은 대견해 보인다

태풍 때면 유리창을 다 쏟아 낼 듯 흔들리는 어수룩한 허공에

창문을 내고 변기를 들이고

방속으로 쐐애 쐐애 흘려 넣을 형광등 빛이 있다는 것과

아침이면 학교로 도서관으로 사마귀 새끼들처럼 대가리를 쳐들며 흩어졌다가

저녁이면 시든 배추처럼 되돌아오는 식구들이 있다는 것도 거룩하다

내 몸이 자꾸만 왜소해지는 대신

어린 몸이 둥싯둥싯 부푸는 것과

바닥날 듯 바닥날 듯

되살아나는 통장잔고도 신기하다

몇 달씩이나 남의 책을 뻔뻔스레 빌릴 수 있는 시립도서관과

두 마리에 칠천원 하는 세네갈 갈치를 구입할 수 있는

오렌지마트가 가까이 있다는 것과

아침마다 잠을 깨우는 세탁집 여자의 목소리가

이제는 유행가로 들리는 것도 신기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닦달하던 생활이

옆구리에 낀 거룩을 도시락처럼 내미는 오늘

소독 안 하냐고 벌컥 뛰쳐 들어오는 여자의 목소리조차

참으로 거룩하다

 

  ⸺시집 내가 모르는 한 사람

 

경북 문경 출생

영남대 국문과 졸업
1998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자라 』『 아주친근한 소용돌이』『입술을 건너간 이름』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내가 모르는 한 사람


추천1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각시투구꽃을 생각함'을 읽었을 때의 기분이 듭니다.
박소란 시인님과 비슷한 결을 가지신 시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활의 작다란 장면을 포착해서 빚는 문장들이 너무 좋습니다.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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