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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환월 / 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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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0회 작성일 20-11-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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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환월

 

 정선희


 

청각적 이미지의 숲이 있다

타닥타닥 불타오르는 소리들

발바닥이 뜨거워

꿈으로 뛰어드는 몸이 있다

 

사소한 입술마다 어긋난 잎이 돋아났다

 

오늘은 컵을 깨뜨리고

어제는 가방을 엎듯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림자의 반경을 빠져나가는 새

 

나무는 잃어버린 립스틱을 사고 또 잃어버린 틈마다

타다 남은 불씨들, 잎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나뭇가지가 가늘게 흐느끼기 시작한다

유성처럼 빠르게 빠져나가는 숲

눈동자에서 새가 불타고 있다

 

사선으로 하강하는 달이 발바닥에 닿는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에 어제와 오늘이

타나 남은 검은 얼굴이 흰 밤으로 기울었다

 

 

           ⸺시집 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가 많았다

 

 

1969년 경남 진주 출생

경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2012년 《문학과 의식》등단

201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시 당선

시집『푸른빛이 걸어왔다』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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