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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음악 / 김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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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47회 작성일 15-11-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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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음악

 

     김 참

 

 

   음악이 들려온다. 목욕탕 굴뚝에서 음악이 검은 연기처럼 몽글몽글 피어난다. 약국 유리문 앞에 서서 비를 피하는 남자의 귓속으로 오래된 음악이 흘러들어간다. 올리브 나무가 서 있는 거리의 아라비아풍 건물 창문 틈에서 흘러나온 음악이 해변의 파도를 타고 흘러간다. 달콤한 음악이 들려온다. 음악은 포도즙을 마시는 사내의 집 위에 걸린 양털구름 위에 한참 떠 있다가 빨래를 흔드는 바람을 타고 정류장 파란 의자에 앉아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여자의 귓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지금은 없어진 오래된 레코드점 오래된 레코드에서 아주 오래전에 흘러나온 음악이 아직도 집과 골목들 사이를 흘러 다니고 있다.

 

 

 

1995년 <문학사상> 으로 등단.
시집 『시간이 멈추자 나는 날았다』,『미로 여행』,『그림자들』.
현대시 동인상,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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