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기억 합금 / 김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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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2회 작성일 20-12-08 16:42본문
형상기억 합금
김부회
옥탑 난간 밑 차들이 씽씽, 건널목 신호등이 몇 분마다 물꼬를 터주는 어떤 날, 날개를 다친 나비가 움켜쥔 옥상 난간
꿈틀거리는 나비의 날개와 허공에 반쯤 내민 내 발은 지면으로부터 불과 몇 센티에 불과한 이승의 간격을 떼지 못했다
- 난다, 나비와 내가 동일하다는 착시
- 날아간다, 내려간다는 것의 원형보존에 대한 대척
시그널 앞 사뭇 다른 영역을 가진 나비와 나의 허공에 빗줄기가 이기적인 빗금을 주욱 긋고 미지가 머뭇거리는 그때, 세찬 바람의 방관이 무심코 우리의 등을 밀었다
나비의 하늘에 활짝 편 두 팔, 날다, 추락하는 눈에 광고판, 전깃줄, 닫힌 창, 안면에 광택을 준다는 AHC 에스테틱
하늘과 바닥이 출구를 위한 맞닿음을 가속하는 그때, 무대 위 공중그네를 타는 어릿광대의 손에 힘이 풀렸다 자리바꿈을 하다 떨어지는, 일생 단 한 번 가장 완벽한 추락은 일종의 팬서비스였다
관객으로 되돌아가는, 망라網羅 속 그네 위
⸻계간 《시선》 2020년 가을호
2011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당선
제3회 《문예바다》 신인상 수상
제9회 중봉문학상 대상 수상
제12회 《모던포엠》 최우수 평론상 수상
제 17회 《문학세계》 문학상 평론 부문 대상 수상
시집 『시답지 않은 소리』
평론집 『시는 물이다』 등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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