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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과 속, 방 한 칸 / 김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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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4회 작성일 20-12-29 13:58

본문

사과 속, 방 한 칸

 

   김창균

 

 

몸의 가장 안쪽에 숨겨 놓은 까만 눈알

누군가 닿으면 미끄러지는 굴곡을 가진

너에게 눈을 맞춘다. 눈동자가 깃든 방

거기 깊숙한 곳에서 꺼내는 한숨

당신이 언젠가 내 입속에 넣어 준 말들이

일제히 밖으로 튀어나올 듯

침묵인 줄 알았던 것들이

커다란 아가리를 들락거리며 아우성이다

 

시월, 문 밖에는 주인의 발에 헐거운 신발이

밤새 처마의 빗방울을 받아내는데

오래전 집을 떠나 유기된 개들은 어둠을 끌어다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긴다

 

저 깊은 곳 덜 여문 몸 속 깊이 들어앉은

눈물이 눈동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소리가 절멸할 듯 위태로운 방

 

닫힌 방 앞에서 방의 통점을 여기저기 짚으며

나는 나를 오래 기다린다.

 

- 문장웹진202012월호

 

   




김창균 시인.jpg

 

1966년 강원도 평창 출생

1996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녹슨 지붕에 앉아 빗소리 듣는다』 『먼 북쪽

마당에 징검돌을 놓다

산문집 넉넉한 곁

4회 발견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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