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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포구 / 유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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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29회 작성일 21-01-11 13:07

본문

겨울 포구

 

   유현숙

    

  

겨울 소래 포구는

혼자먹는 내 고달픈 저녁처럼 쓸쓸했다

물때 따라 떠 내려온

채 녹지 못한 얼음 덩어리들이 노숙하던

몇 구의 주검 같다

멀리서 부터 온 지친 그들은

달리다 만 협궤 열차의 기억을 대신해서

천천히 흐르고

이제 먼 바다 위로 날기를 포기한 재갈매기는

포구변을 떠 다니며 제 몸만 살찌우고 있다

비린내 배인 눈 덮인 갯가에는

분실 신고 된 폐선 하나가 널브러져 있고

나는 치유되지 않는 깊은 우울과

바닥까지 추락한 절망의 부스러기와

그리고 아직도 다문다문 떠오르는 군색한

욕망의 찌꺼기를

소래 장터의 곰삭은 젓갈통에 깡그리

쏟아 붓는다

소금에 푹 절여진 세월 하나를 미끼로

누군가 갯바람 속에서

물에 빠진 멀건 겨울 해를 건져 올리려고

자꾸 헛손질 하고 있다

 

―《3의 문학2002년 여름호


 

yhs.jpg

 

경남 거창 출생
2001년 <동양일보>와 2003년 《문학 선》등단
2009년 문예창작기금 수혜
시집『서해와 동침하다』『외치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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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순례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시간에 읽기에는
좀 쓸쓸하고 우울한 시이지만
믿음직한 이웃과 아침 인사를 나누는 듯이
내 표정에 미소를 떠올리고 싶게 만드는
좋은 글이네요,
이런 시를 쓰신 분이 계시고
그걸 여기에 가져다 놓으신 분의
정성어린 손길이 있었음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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