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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라는 별이 / 천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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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0회 작성일 21-01-15 10:56

본문

구마라는 별이

 

   천서봉

 

 

어느 날 고구마라는 별이 우리 집 가장 가까운 곳을 스치고

 

네모난 집만 그리던 나는 어느 날 네모난 집이 그만 싫어지고

 

구근처럼 골목골목 헤집으며 저녁이 집으로 돌아올 때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어느 정류장에서 찬란을 기다리나

 

솥에는 김이 오르고 생각만으로도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나의 사랑

 

한 입 더 먹을수록 비어가는 각자의 별이,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스치고

 

나는 네모난 창에 붙어 우물우물 적갈색 럭비공의 뾰족한 끝을

 

교회 붉은 십자가의 중앙에 정조준도 하고, 아직 나의 기도는 너무 멀고

 

마침내 집은 사라지고 네모난 창과 네모의 노란 허기만 남을 때

 

캄캄한 서녘, 불빛을 내며 추락하는 기별이, 나에게서 가장 먼 당신

 

을 스치고 다시 어느 날 자궁처럼 나를 가두는 고구마라는 별이

 

 

―​월간 웹진《공정한시인의사회202012

 

 

 

 1971년 서울 출생
국민대 건축학과 졸업
2005년 작가세계
로 등단
2008년 문예진흥기금 수혜
시집 『서봉氏의 가방』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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