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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일기 / 이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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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9회 작성일 21-02-04 16:24

본문

구름일기

 

  이우성

 


괜찮아 엄마가 아직 안 왔으니까

바닥에 미소 라고 적으며 하늘을 보았다

웃으려고 하면 웃는 건 쉽다


우성아 구름에 대해 말하는 건 그만 두자

엄마라면 이야기했겠지

믿지 않으니까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사랑하는 단어들을 떠올린다

내 머리 위에서만 비가 내린다

어린이도 아닌데


바닥에 창문이라고 적는다 적고 또 적고

돌아다니며 창문을 연다

구름을 그리다가 슥슥 발로 지워버린다


누가 나에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말했었는데


입김을 불어보았다


창문들이 날아간다


잘 가 라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간 시산맥2020년 겨울호

 



leews.jpg

 

1980년 서울 출생
대진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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