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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활짝 핀 꽃 / 김이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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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4회 작성일 21-02-12 20:09

본문

아가씨, 활짝 핀 꽃

 

  김이응


 

엄마는 빨간약을 아까징끼라고 말했다

 

초경을 하지 않은 계집애들과 몽정 없는 사내애들이

숨바꼭질하던 무싯날,

 

하날 때, 두알 때, 사마중 날 때,

껌 씹는 언니들이 육낭거지 팔 때,

술래의 딸꾹질이 때맞춰 날 때,


고드래뽕이라며 한 마장쯤 내달리다

도깨비고비에서 넉장거리로 무너지던 저물녘

아카시아 단내가 이마를 스쳐올 때,


물음표를 떼어내며 첫사랑에 눈뜨던 초여름은

웅덩이마다 도롱뇽이 슬어놓은 알알이 몽글몽글해

무덤 많은 논틀밭틀로 질러가던 내 발소리에 놀라

오줌 지리고 돌아온 밤


담 없는 그 집에선 숨길 수 없는 게 너무나 많아

잉큼잉큼 뛰는 아랫배도 숨길 수 없어

너른 변두리로 쏘다닐 즈음


더 이상 감출 수 없어

아까징끼로 가슴팍을 문대던 엄마


아가씨야 가시에 찔렸다며 말 더듬던 내 동생

딸꾹질이 뚝 멈췄을 때,


질겅질겅 씹던 껌을 삼켜버린 무싯날은

내 몸에서도 아가씨 꽃 지린내 나던 날이었다


2021년 계간시산맥신인문학상 수상작


 

 

 


1967년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인하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중봉조헌문학상 시 당선(2019)

2021년 계간시산맥신인문학상 수상

에세이 그림책, 음악을 만나다』 『그림책, 영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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