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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이 풍년 / 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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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32회 작성일 15-12-03 08:51

본문

으름이 풍년

 

정끝별

 

쩍 벌어진 으름 씨는 새가 먹고

굴러 떨어진 헛이름은 개가 먹고

갓 벌어진 주름은 내가 먹고

 

군침 흘리던

해어름 먹구름은

나와 개와 새를 으르며

붉으락 붉으락 으름장을 펼쳐놓고

 

아뿔싸 입에 쩍쩍 들러붙은

가을

게으름이라니!

 

음 물큰한 처음

졸음처럼 들척지근한 죽음

음음 잘 익은 울음

 

오랜 으름 다 먹었다

 

 

1964년 전남 나주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현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흰 책』『삼천갑자 복사빛』,『와락』』
『은는이가』  
시론평론집 『패러디 시학』『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오룩의 노래』,
여행산문집『여운』,『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
시선 평론집『시가 말을 걸어요』등
소월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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