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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다니는 비 / 안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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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0회 작성일 21-03-26 19:40

본문

어다니는 비

 

  안현미

 


수협 조끼를 입은 남자가 박카스를 돌리자

 

대게철이 시작됐다 주황색은 어디서 왔을까

 

달을 찍고 싶었으나 귤을 찍는다

 

인생이 대개 그와 같다.

 

호불호를 떠나야 한다

 

여자도 남자도 극복해야 한다

 

낯설고 두려운 세계로 초대된 우리들

 

내 불행은 내가 알아서 할 것

 

대게는 대게로

 

고양이는 고양이로

 

나는 나로 죽을 것이다

 

할머니라고 아홉 번이나 불렸고

 

삼만 살처럼 피곤해도

 

소만(小滿)에는 립스틱을 사자

 

동문하고 서답하자

 

내 물음과 내 울음은 내가 알아서 할 것

 

주황색은 어디서 왔을까

 


―《문장웹진20206월호




ahm.jpg

 

1972년 강원도 태백 출생
서울산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1년 《문학동네 》로 등단
시집『곰곰』『이별의 재구성』『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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