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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옷소매 / 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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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0회 작성일 21-04-25 22:17

본문

하얀 옷소매

 

  신미나

 

 

한밤에 누가 내게 전하는 기별이길래

얼굴에 머리카락 한 올 내려앉는 기척으로

귀 울림이 왔다 가나

 

글 모르는 친척들의 뒤주 속 같은 먹눈과

첩의 몸으로만 떠도는 비천한 조상들이

문 밖에서 손이 곱아 이를 부딪고 서 있는데

 

엄지손가락에 첫 실을 감고

얼마나 오래 끝 모르는 이야기를 덧감아야

발 없는 저들의 그림자 한 벌 지어주나

 

언제쯤 내 귀의 동그란 품을 벗어나서

지문의 모양대로 회오리 일다 사라지나

 

웹진 문장20091월호


 

 

1978년 충남 청양 생
강릉대 교육대학원 졸업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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