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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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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3회 작성일 21-04-29 21:27

본문

       우리는

 

              이기성

 

 

계속 말해야 한다. 무대 위의 광대처럼 밤의 원숭이처럼 말이다. 기쁨의 반대는 슬픔이라고. 그런데 왜 슬픔인가. 슬픔의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출렁이는 검은 강 저편 뜨겁게 손을 흔드는 저것은 누구인가. 늙은 광대와 원숭이처럼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우리는 슬픔의 젖은 입술을 벌려 무엇을 애타게 찾는가. 시간의 검은 바늘로 꿰매 놓은 슬픔의 가죽부대가 찢겨져 펄펄 끓는 노을처럼 목구멍에 흘러내릴 때까지, 계속…… 말해야 한다. 슬픔의 저편에서 끔찍한 아름다움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으므로 

 ― 《문장웹진202102월호 

  

        

 

 1966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88년 문학과사회》 등단

 시집으로불쑥 내민 손』 『타일의 모든 것

 평론집 우리유쾌한 사전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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