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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나를 볼 때 / 송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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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2회 작성일 21-05-16 20:42

본문

소가 나를 볼 때

 

  송진권


 

지그시 눈감은 소가 되새김질하다 말고 나를 볼 때

너풀거리는 비닐을 헤집으며 달이 축사를 비집고 들여다보는 때

소 둥근 입을 비집고 게침도 버글버글 나오는 때

왕겨 같은 꺼끌꺼끌한 별들이 쏟아져 구유에 빠질 때에

백열등에 뭔가 날아와 탁탁 날개 부딪치는 소리 들리는 때

하루살이 등에 쌀매미 보리매미 각다귀 무슨 무슨 나방들 다 모여드는 때

내 눈과 소의 그 크낙한 눈에 박꽃이 배길 때

칡넝쿨이거나 호박넝쿨 같은 것이 마구 엉겨 붙으며 휘감고는 나와 소를

한데 엮어서 내 한숨과 소의 한숨이 여름 저녁을 덥히는 때

내 눈동자에 배긴 소는 평안하고

소 눈동자에 배긴 나는 모처럼 마음이 둥글어져서

나는 박각시나방이 날아드는 박꽃을 오므리기도 하고

어릴 적에 소와 같이 간 데를 하나하나 더듬어 보기도 하는 때에

옴팡골 솔수펑 우무실 먹뱅이를 더듬어 보는 때에

중천에 높이 뜬 달이

그림자를 하나하나 둥글게 모으는 때

소는 소로

나는 나로 돌아와

  

―《문장 웹진2021.5월호





 

1970년 충북 옥천 출생
방송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2004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으로 『자라는 돌』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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