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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 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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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2회 작성일 21-05-16 20:50

본문

불면 

 

  손 미

 

 

나는 요즘 벌떡 일어납니다

어둠이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집니다

 

그 사이로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방향을 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갈라진 어둠은 곧 닫힙니다

나는 거기에 갇힙니다

 

몸을 앞뒤로 움직입니다

아무데도 도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

 

불 꺼진 방에서

육중한 침묵이

그네를 탑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립니다

잠깐 빛이 있습니다

아무도 내리지 않습니다

문이 닫힐 때

벌건 핏물이 올라옵니다

 

거기 사람 맞습니까

 

또 아침입니다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

 

 

―《문장 웹진2021.5월호






손미시인.jpg

1982년 대전광역시 출생

2009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양파 공동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3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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