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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 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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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0회 작성일 21-05-2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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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박 일


금암다방 레지는 표정없이 말을 이어갔어
신안 어디께서 무작정 가출했다고 했어
첨엔 홀가분한 기분이었다고 했어
사나흘 버스터미널에서 뻐팅기다가
그럴싸한 사내를 발견했다고 했어

환호작약

입질은 단 한번으로 끝났다고 했어
비릿한 살냄새 뿌리며 매일 발버둥쳤으나
그 때마다 바늘은
폐부 깊숙히 찔러왔다고 했어

세상이 온통 걸낚*
입고 있던 미니스커트가
유일한 밥이었다고도 했어

차분한 어조로 마치는가 싶더니
전화를 받고
덜삭은 웃음을 보자기에 싸서 서둘러 나갔어

거리엔 버즘같은 긴 겨울 물러나고
입춘이 막 걸음마를 떼고 있었어 

 * 주낙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미끼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


 

 박일.jpg


2006년 시사사》 등단

시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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