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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입속을 걸었다 / 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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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3회 작성일 21-06-15 20:53

본문

뱀의 입속을 걸었다


 고 영


 

뱀이 쓸쓸히 기어간 산길

저녁을 혼자 걸었다


네가 구부러뜨리고 떠난 길

뱀 한 마리가

네 뒤를 따라간 길

뱀이 흘린 길


처음과 끝이 같은 길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는 길


너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너의 입속을 걸었다


뱀의 입속을 걸었다



계간 시인시대(2021, 여름호




goy.jpg

  

1966년 경기도 안양 출생
2003년 《현대시》신인상 등단
2004, 2008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기금 받음
시집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딸꾹질의 사이학』
현재 《시인동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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