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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민박 / 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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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21-06-26 17:05

본문

파도 소리 민박

 

  김 령

 

 

예약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손님

 

밤새도록 쓰 쓰 쓰억 싹

쓰린 이야기 풀어놓는다

 

포말 같은 다리 내놓고 마당 가득

출렁거리던 아이들 빠져나간 자리

 

파도 등줄기 닮은 근육을 가진 사내

돌아오지 않는 빈자리

 

파도 소리 묵어간다

 

파도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발목을 찰랑이다 무릎까지 가슴까지

밀려왔다 밀려간다

 

파도가 들려주는 얘기는 죄다 물에 젖어서

두 귀가 젖고 온몸에 물기가 밴다

 

파도는 파도 얘길 하고

아낙은 아낙 얘길 하는

 

바닷가 민박집

파도 소리만 묵어간다

 

 

김령 시집 어떤 돌은 밤에 웃는다(천년의 시작, 2019)






김령.jpeg


전남 고흥 출생

2014년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시부문)

2017 시와 경계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어떤 돌은 밤에 웃는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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