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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 문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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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5회 작성일 21-07-01 22:09

본문

그리스인 조르바

 

  문정영

 

 

바람개비는 바람을 이겨야 한 생을 산다

돌아가는 것과 머무는 것 사이 저녁이 올 때

눈물은 비로소 사과꽃으로 떨어진다

흰 바람개비는 얼마큼 바람을 버려야 흰 바람개비로 날까

얼굴을 붉히고 나니 그가 앉았던 그늘이 파랗다

저 그늘도 한때는 정오의 흰 바람개비

사과는 사과꽃이라는 상상이 사라져야 붉은 사과가 된다

수많은 말들이 쌓여 있는 크레타섬

그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조르바로 다시 태어날까

종은 쇠라는 생각을 지워야 소리가 난다

  

문정영 시집 두 번째 농담(시산맥, 2021)




moonjungyoung-160.jpg


전남 장흥 출생
1988년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7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낯선 금요일 』 『잉크 』

그만큼』 꽃들의 이별법』 
 《시산맥 》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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