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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문장 / 권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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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2회 작성일 21-07-06 20:31

본문

칠월의 문

 

  권순조

 


너와 나 사이

박 하나쯤 익어가고 있으면 좋겠어, 흠뻑

새벽이슬에 젖어도 좋고

뜨거운 땅을 밟는

맨발이어도 좋은, 한낮

수수 그림자 밑

아무 데나 걸터앉아

둥근 호박의 문장을 읽거나

바람 사이

쑥 올라온 상추 쑥갓 고추 옥수수 등등

시시콜콜

사는 얘기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보며

그렇게

너와 나 사이

7월 밭두렁에 휘둥그레

하얗게 달린 박 같았으면

좋겠어

 

 권순조 시집 달포구(사색의정원, 2016)

 



1961년 경북 영주출생

2010년 월간 문학바탕》 신인상 수상

시집 달포구』 등

2012년 경기도문학상 공로상 수상

2016년 시흥시 문화예술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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