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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김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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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0회 작성일 21-07-08 21:11

본문

이별

 

  김성도

 

 

해가 지네요

나무에게 내력을 물을 수는 있지만

뱃길을 물을 수는 없잖아요

구르는 돌멩이에게

근원을 물을 수는 있지만

사랑을 물을 수는 없잖아요

도무지 알 수 없네요

지나고 나면 평온인데

몸서리치며 뒹굴던 그 절규는

무슨 영문이었나요

날이 차면 처량한 초승도

큰달로 떠오르는 걸

왜 그리 조바심 나던지 모르겠어요

무슨 불만이 있겠어요

당신도 충분히 잘했어요

우리 서로 자화상을 걸어 놓고

떠나기로 해요

눈시울 붉은 부조浮彫들이 지켜보고 있네요

안녕, 스위티

그동안 즐거웠어요

당신은 내게 가장 아름다운

독성이었어요 

 

김성도 시집 벌락마을(황금알, 2013)


 

 


1954년 제주 출생

고려대 정외과 졸업

1982년 시집 울음 못 우는 새를 상재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 벌락마을』 『공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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