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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몰려온다 / 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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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9회 작성일 21-07-12 22:05

본문

태풍이 몰려온다

 

  이시경

 

 

날개가 부실한 그가 들어서자

책장과 책상 위에서 서적들이 가늘게 떤다

 

따끈따끈한 저널 한 페이지를 들추자

표절시비를 피해 이제 겨우 자리를 잡은

글자들이 빛에 들뜬 원자인 양 우뚝 일어선다

그리고 달린다 그 뒤로 알파벳들이 숫자들이 함수들이

삼바축제에 뒤섞여서 뒤 따르고 있다

길가의 어느 샘은 바닥이 드러났다

그들의 행렬을 독수리눈으로 더듬어보면

새가슴 속에 이는 회오리, 숨이 막힌다

적은 무리들이 큰 무리 앞에서 바동댄다

그들을 짓밟고 한 공룡 무리가 지나간다

그 뒤에 더 큰 무리가 막 태동하고 있다

자잘한 날개들이 돌풍에 부러진다

 

주눅 든 아우성들이 책상에 수북이 쌓인다

허기의 물결이 상어 이빨을 드러내며

과제 규모와 논문숫자에 파래진 나를 삼키려고 입을 벌린다

실험실 연구원들의 숨결은 해 지난 논문 속에서나 가끔 출몰할 뿐

낡은 과제제안서만이 서류더미 속에서 숨을 할딱이는데

점점 더 가까이 몰려오는 태풍의 이름들

바이오 그래핀 그린에너지

 

확률이 꿈틀거리다 태풍이 된다

반딧불이 태양이 된다

  

이시경 시집 쥐라기 평원으로 날아가기(지혜, 2012)


 

 

충남 부여 출생
2011년 《애지》신인문학상 수상
시집으로『쥐라기 평원으로 날아가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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