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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의 편지 / 송유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91회 작성일 21-07-14 19:29

본문

자의 편지

 

​  송유미

 

 

남해 노도에 갔지요.

뾰족한 가시들 다투어 허공을 할퀴고 있었지요.

구운 굴비 한 마리 올려놓고

삼단머리채 풀고 우는

한 많은 파도소리도 있었지요.

탱글탱글 가시 손톱 끝에 피 흘리는 봄도 보았지요.

고통 밖에 없는 사랑이 사랑이냐고

오고 갈 곳도 없어 찾아온 나그네를

죽은 당신이 산 사람들보다 더 다정하게 반겨주었지요.

하필이면 바닷가에 와서

상한 고등어 먹고 온몸에 열꽃이 피었지요

검은 보자기 덮어쓰고

쪽마루에 나와 괴로워하는데

민박집 할머니는 가시 독에

가시만큼 좋은 게 없다며

시큼한 탱자물 한 사발 사약처럼 억지로

코로 귀로 눈으로 마시게 했지요.

자꾸 탱자꽃 향기가 내 몸에서 뿜어져 나왔지요.

가시나무 새들은 가시면류관 쓰고

울멍 울멍 햇살에 찔려 살이 터지는

탱자울타리 품을 파고들며 울었지요.

 

송유미 시집 검은 옥수수밭의 동화(애지, 2014)


 

20161024000222_0.jpg


서울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수료
1993년 부산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1997년 동아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2002년 경향신문 시부문 신춘문예 당선
수주문학상, 전태일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등 수상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으로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 『당나귀와 베토벤』 『검은 옥수수밭의 동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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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포 김만중을 기림

남해의 노도는 서포 김만중이 숙종의 미움을 받아 위리안치의 형을 받은 유배지.
죽은 당신과 탱자나무 울타리가 은연중, 서포를 떠올리게 만든다.

​굳이 탱자나무 가시 울타리가 아니더라도 온통 시퍼런 남해의 바닷물은 어찌할 수 없는 울타리나 마찬가지인 셈이니, 파도는 탱자의 가시에 다름 아니다.

뾰족한 가시, 한 많은 파도 소리, 손톱 끝에서 피 흘리는 봄, 하필이면 바닷가에서 상한 고등어를 먹고 핀 열꽃, 가시 독에 가시만큼 좋은 게 없다며 먹인 탱자물, 울멍 울멍 햇살에 찔려 살이 터지는 탱자 울타리 품을 파고들며 울었지요.

​애잔한 정서를 불러오는 시어들이다.
특히, '하필이면'은 '울멍 울멍'으로 이어지면서 손끝에 송글송글 맺히는 핏방울로 새어 나온다.

​가시나무는 서포, 가시면류관은 장희빈에 대한 김만중의 상소, 이로 인한 위리안치의 유배형!
서포는 이곳 노도에서 55세로 생을 마친다.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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