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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바위 / 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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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1회 작성일 15-12-11 08:47

본문

 

 

독바위

 

   전동균

 

 

소나무 아래 서 있다

비를 맞고 서 있다

 

어떤 싸움이 지나갔는가

 

시커멓게 탄 짐승 뼈 같은

나뭇가지들, 만지면

재가 되는 울음들

 

또 무엇이 오고 있는가

 

어스름이 우산처럼 펼쳐져도

제 목을 찌를 듯 번쩍이는

침엽의 눈들

 

사랑은 부서졌다

나는 나를 속였다

 

독바위, 혼자인 저녁은 끝없고

몇천 리씩 가라앉고

흩어지고

 

젖이 퉁퉁 분 흰 개가 지나갔다 헛것처럼

 

이글이글

빗줄기만 서 있다

 

 

1962년 경주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6년 《소설문학 》신인상 당선
시집 『오래 비어 있는 길 』『거룩한 허기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
『우리처럼 낯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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