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게 묻지 마라 / 최금진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돼지에게 묻지 마라 / 최금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4회 작성일 21-07-25 18:04

본문

지에게 묻지 마라

 

  최금진

 

 

접을 붙기 위해 수퇘지가 간다

하수도를 끼고 사는 이 동네 출신인

배만 잔뜩 나온 아이들은

돼지가 씹을 하러 가는 재미와

그들의 부모가 밤이면 뒤엉켜 구르는 재미가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한다면 서로 피식, 웃을 것이다

 

쓰레기장 냄새가 이불에 배고

곰팡이처럼 축축한 아이들이 건넌방에 피어날 때

열등감 혹은 콤플렉스의 발원지는

하수도에 흐르는 저녁 쌀뜨물이었음을

돼지가 모르는 건 당연하다

거대한 몸집 뒤에 왜 그렇게 짤막한 꼬리가 붙어 있는지

왜 나이들면서 이 동네 출신 꼬리표가 따라붙는지

아이들은 모른다

 

막대기로 돼지의 등짝을 때리면

씩씩거리는 돼지의 분노와 성욕이 만든 입안의 거품은

부글부글 끓는다

그러나 그것이 쓴맛인지 단맛인지,

식탁에 차려지는 흐린 불빛에 대하여

사람들은 아무 말이 없고

저녁 후엔 결론이 뻔한 텔레비전 드라마를 본다

 

동네 가운데 하수도를 중심으로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도 집과 공장 사이를 흘러다니고

막대기에 얻어맞으며 길을 찾아가는 동안

돼지는 쉴 새 없이 정액을 흘린다

주둥이와 낯짝에 둥글게 걸려 있는 것이

웃음인지 비애인지,

그저 얻어터지며 접이나 붙으러 가는 돼지는

부끄러울 것도 행복할 것도 없다

 

돼지의 성기는 늘 크고 벌겋다

 

 

최금진 시집 새들의 역사(창비, 2007)


 


충북 제천 출생
1994년 춘천교육대학교 졸업
199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8년 제4회 <지용신인문학상> 수상
2001년 《창작과비평》신인상
시집『새들의 역사』 『황금을 찾아서』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2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0 0 08-01
22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0 0 08-01
22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4 0 07-29
22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8 0 07-29
22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2 0 07-29
22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5 0 07-28
22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7 0 07-28
22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07-28
22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4 0 07-26
22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07-26
22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07-26
22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 0 07-25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5 0 07-25
22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1 0 07-25
22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1 1 07-21
22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3 0 07-21
22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1 07-21
22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2 0 07-20
22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 0 07-20
22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 0 07-20
22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0 07-18
22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07-18
22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07-18
22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0 07-17
22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07-17
22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07-17
22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2 0 07-14
22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07-14
22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 0 07-14
21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0 0 07-12
21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07-12
21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2 0 07-12
21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5 0 07-10
21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0 07-10
21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 07-08
21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0 0 07-08
21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5 0 07-08
21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 0 07-06
21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07-06
21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0 07-06
21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0 07-05
21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9 0 07-05
21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7 0 07-04
21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8 0 07-04
21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9 0 07-04
21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5 0 07-01
21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6 0 07-01
21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07-01
21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4 0 06-30
21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9 0 06-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