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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무늬 두루마리 / 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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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5회 작성일 21-08-11 20:53

본문

얼룩무늬 두루마리

 

  진혜진

 

 

 너는 나로 나는 너로 감겼던 얼굴이 풀립니다 겹은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풀려야 할 것이 풀리지 않습니다 예전의 당신이 아니군요 풀린 것들에서 배웅의 냄새가 납니다 나는 얼굴을 감싸고 화장실을 다녀갑니다

 

 내려야 할 물도 우주라 욕조에 몸을 띄웁니다 세면대의 관점에서 얼굴은 흐르는군요 얼룩의 심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비누거품에서 맹세는 하얗다는 걸 보았습니다

 

 이제 거울의 시간입니다 위험을 느끼는 것은 숨의 기억입니다 피를 흘립니다 문지르면 문지를수록 얼굴에는 새카만 통로가 생겨납니다 너의 손안에 나를 풀어놓고 얼룩을 통과해야 할 때입니다 나는

 

 

계간 문학과의식2021년 봄호


 


진혜진.jpg

경남 함안 출생

2016경남신문〉,<광주일보신춘문예 당선    

2016시산맥등단 

시집 『포도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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