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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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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9회 작성일 21-08-28 17:58

본문

 

 

  김정식

 

 

멀리

있는 산을 보면

앞에 서 있는 산보단

뒤에 서 있는 산이 좋다

자기 모습이 다 드러나지 않는

묵직한 산,

하늘과 이야기하는 산,

나는 그런 산이 좋다

앞산에 가려 제 모습이 다 보이지 않아도

찬비 내려 어둠이 밀려와

하늘과 맞닿을 때도

키 작은 산들을 포근히 다독여주는

흐려진 산자락 치마 입고

갈바람 부는 앞산 비단옷 입혀주는

넓은 품을 가진 산,

무서리 내리는 날

온몸으로 북풍 막아주며

하얀 눈발 머리에 이는

고목 쓰러지며 전율하는 날

흙비 맞으며 오돌오돌 떨고 있는 별과

어린 동산 이불 덮어주며 잠재우고

새벽 허리 굽은 산등성이 일으키며

눈물 보이지 않는

먹구름 걷어내며 하얗게 솟아오르는

하늘을 노래하는 산,

나는 그런 먼 산이 좋다.

  

월간 우리20211월호


 



1968년 경북 문경 출생

서울교대 초등수학교육 및 동 대학원 졸업

2020 월간우리로 등단

20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외 공모전 3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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