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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침에 대하여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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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4회 작성일 21-09-07 20:43

본문

치우침에 대하여

 

  박선희

 

 

목마른 날 저수지로 갔었네

목마름이 나를 물가로 향하게 하는 것처럼

물가에 서있는 나무들

온 생을 물에 기댄 채 살아가는 중이었네

접히지 않는 갈증이 있었던 거라네

 

늙은 소나무 물오리나무 비목나무

자작나무 줄참나무 나무들의 늘어진 가지들

수면 가까이 치우쳐 발버둥치는

저 안간힘,

또 다른 목마름이 되어 마음 빼앗기고 있었네

 

물가에서 목말랐을 때도 내 갈증,

내 속의 저수지로 몸 기울여 퍼 올리는 건

매번 똑 같은 물소리뿐

목마르다는 것

치우친다는 것

여전히 살아있음의 지루한 담론이었네

 

아슬아슬한 목마름이 만드는 파문조차

지리멸렬한

생은 언제나 출렁이는 쪽으로의

치우침이었네

 

박선희 시집 사람 거울(문학의 전당, 2008)


 

 


부산 출생

1999시와사상으로 등단

시집 여섯째 손가락』 『사람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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