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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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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5회 작성일 21-09-14 21:47

본문

 

 김혜영

 


노란 모자에 수탉이 산다

샤갈의 그림 속

수탉을 끌어안은 여자가 웃는다


골프를 치는 수탉

드라이버를 휘두르면

공이 담장을 훌쩍 넘는다


오리처럼 엉덩이를 내민 포즈

드라이버를 오른쪽 어깨 위로 가져가

하나, ,

힘껏 내리친다


불안은 뼈를 갉아 먹고

불안은 피를 빨아 먹고

엉거주춤한

수탉의 뒷꽁무니를 킁킁거린다


독수리는

닭장에 감금되고

깃털이 나풀거리는 오후


수탉이 드라이버를 친다

하얀 공이 날아가는 비명, 꼬꼬댁!

 

―《현대시20128월호



 

김혜영.jpg


1966년 경남고성 출생

1997년 현대시》 등단

시집으로 거울은 천 개의 귀를 연다』 『프로이트를 읽는 오전

산문집 아나키스트의 애인

문학평론집 메두사의 거울』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6회 부산대 대학원 학술상8회 애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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