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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그늘로부터 잔디 /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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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0회 작성일 21-09-26 20:00

본문

코끼리 그늘로부터 잔디

 

  이제니

 

 

코끼리는 간다

 

들판을 지나 늪지대를 건너

왔던 곳을 향해 줄줄이 줄을 지어

 

가만가만 가다 보면 잔디도 밟겠지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가

발아래 잔디도 그늘이 되겠지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속으로 속으로 혼잣말을 하면서

나아갔다가 되돌아갔다가

 

코끼리는 간다  

 


이제니 시집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문지, 2014)




        leejn.jpg


1972년 부산 출생
200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아마도 아프리카 』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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