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장소 / 장이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서정의 장소 / 장이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8회 작성일 21-09-27 21:10

본문

서정의 장소

 

 장이지

 

 

그것은 수구초심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껑더리된 늙은 여우가

짓무른 눈으로 가시밭길을 더듬어

난 곳을 찾아가는 것은

향수 그 이상의 마음입니다.

어미의 털이, 형제의 털이 아직 남아 있는 굴,

시르죽은 여우가 거기서 몸을 말고 누워

죽는 것은, 깨어나지 않는 것은

그곳이 태아의 잠으로 이어진 곳인 때문입니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몰라서

천지간에 살아보기로 한

태아의 기억으로 가서

이제 살아보았으니까

비록 모두의 답은 아니고 만의 이야기겠지만

그 대답을 하러 가기 위해

여우는 발이 부르트게 걸었을 것입니다.

숨을 잃은 털 위로

희미한 빛과 바람의 화학이 내려앉고

그래도 잊지 못하는 마음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만나야 하는

일생의 사건사고를 향해

삼원색 프리즘의 날개를 펼 때

문득 바라본 저녁 하늘의 붉은 빛과

쉼도 없이 흐르는 검푸른 강,

초록빛 꿈을 꾸고 있는 숲.

정념과 회한과 꿈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거기 보태어져 더 아름다워지는

필생(畢生)의 마지막이 있음을

여우의 마음은 알았을 것입니다.

마지막의 마지막이 있음을. 

 

장이지 시집 연꽃의 입술(문지, 2011)



130110_22_1_59_20130110190808.jpg


 

1976년 전남 고흥 출생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연꽃의 입술』『라플란드 우체국』

평론집『환대의 공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1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3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0-20
23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 0 10-20
23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 10-20
23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10-19
23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 10-19
23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7 0 10-19
23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 0 10-17
23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 10-17
23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10-17
23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9 1 10-14
23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1 10-14
23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 1 10-12
23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 1 10-12
23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 1 10-12
23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1 10-11
23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9 0 10-11
23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0 10-11
23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0 10-08
23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0 10-08
23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0 10-08
23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10-06
23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 0 10-06
23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0 10-06
23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6 0 10-04
23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2 0 10-04
23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0 10-04
23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7 0 10-01
23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7 0 10-01
23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4 0 10-01
23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0 09-29
23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 0 09-29
23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0 09-29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 0 09-27
23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8 0 09-27
23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0 09-27
23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8 0 09-26
23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 0 09-26
23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3 0 09-26
23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5 0 09-23
22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9 0 09-23
22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6 0 09-23
22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6 0 09-16
22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5 0 09-16
22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09-16
22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9 0 09-14
22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9 0 09-14
22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6 0 09-12
22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 1 09-12
22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7 1 09-12
22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0 09-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