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작살 / 정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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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1회 작성일 21-10-14 22:44본문
욕망의 작살
정진경
몽골 야생마가 풍덩 바다로 뛰어 든다
쇼윈도 쇼핑 전시물이었던 산호초 붉은 옷을 몸에 휘감으며, 그는 어군(魚群)과 어우러지는 유영을 마침표 찍는다 옆구리에 장착한 작살의 날카로운 비늘이 욕망을 포획하는 스쿠버다이버 장비로 돌아온다
바다와 동반자로 살아온 그가 몽골 야생마로 변한 건 지난 밤 누군가와 다툼이 있은 후다 눈에서 풍기는 비린내, 조절되지 않은 감정의 잔해가 바다에 풍파를 일으킨다 그가 한 결정적인 실수는 초원을 질주하는 야생마로 물고기를 포획한 것, 홈그라운드에 맞지 않는 심리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질주에 눈멀어 바다 시계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욕망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한 작살이 물고기를 관통하여 그에게로 날아간다
식재료로 전락한 생선과 나란히 병렬되어 있는 그의 주검
명중되지 않은 욕망이 살아 움직인다
―2015년 계간 《부산시인》 작품상 수상작
1962년 부산에서 출생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알타미라 벽화』『잔혹한 연애사』『여우비 간다』(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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