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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연가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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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0회 작성일 21-10-17 19:55

본문

제비꽃 연가

 

  이해인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 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내린 나

비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이해인 시집 나를 키우는 말(시인생각, 2013)




이해인.jpg


성베네딕도 수녀원(수녀)

서강대학교 대학원(종교학졸업

시집 민들레의 영토』 『작은 기쁨』 『작은 위로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작은 기도』 『나를 키우는 말희망은 깨어 있네

산문집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기다리는 행복』 등 다수

1981년 제9회 새싹 문학상

1985년 제2회 여성동아 대상

1998년 제6회 부산여성 문학상

2007년 천상병 시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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