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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물 위의 연꽃들 / 서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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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9회 작성일 21-10-20 21:05

본문

태양, 물 위의 연꽃들

 

  서영처

 

  누각은 기러기나 오리의 날개처럼 세워진다 그 아래 내 안압을 팽창시키는 못이 있다 중얼중얼 물결 퍼지자 대궁은 움켜쥐었던 햇살 펼친다 꽃잎은 손가락이다 못의 근심이 밀어올린 태양, 망막을 찢으며 수면 구석구석을 수런댄다

 

  매표소 근처 바람개비 파는 여자, 장맛비 못 둑 넘치게 울어 눈이 벌겋다 생각난 듯 가슴 헤치고 돌아앉자 주린 젖먹이, 어미의 무덤 속으로 파고든다 아기 잇몸 뚫고 하얀 꽃잎 돋아난다 가쁜 숨들 어둠 삼키고 자맥질 치며 솟아오른다

 

서영처 시집 피아노 악어(열림원, 2006)

 


서영.jpg

 

1964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대학교 음악과에서 바이올린 전공

영남대학교에서 국문학 박사과정 수료

2003년 문학.으로 등단

시집 피아노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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