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은 듣는다 / 강기원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테이블은 듣는다 / 강기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5회 작성일 21-10-28 21:57

본문

테이블은 듣는다

 

 강기원

 


죽어, 테이블이 되었다


테이블은 듣는다

오전 열한 시

익숙한 그녀의 발걸음 소리

노트북을 펼쳐 자판에 손을 얹은 채 멍하니 바라보다

어제의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가는 소리

에스프레소 흑갈색 향기를 듣는다


테이블은 듣는다

오후 두 시

결별을 고하는 남자의 얼굴을

바로 보지 못하는 채

외면한 여자의 가슴이 사선으로 갈라지는 소리

태중의 아기 숨소리

세피아빛 홍차 식어가는 소리


테이블은 듣는다

오후 네시

깨알 같은 글씨의 계약서를 좌르륵 펼치며

채 읽기도 전에 서명란을 가리키는 우렁한 소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 부딪치는 소리


테이블은 듣는다

저녁 여덟 시

연인들의 은밀한 눈빛이 오가는

소리 없는 소리

맞잡은 손으로 테이블은 잠시 데워지고 

카메라에 우유 그림 보얗게 풀어지는 소리


빈 테이블 위

유령들의 독백처럼

점점이 흩어진 하루의 부스러기들

쟁반 위에 무심히 쓸어 담는 소리

듣는다, 테이블은

다만, 듣는다



계간 시인수첩2021년 봄호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 당선
시집으로『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바다로 가득 찬 책』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지중해의 피』 토마토 개구리.  
2006년 제25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707건 1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11-17
9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11-17
9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 0 11-16
9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 11-16
9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2 0 11-16
9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0 11-14
9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11-14
9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 11-14
8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 11-11
8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11-11
8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11-11
8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 11-10
8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7 0 11-10
8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3 0 11-09
8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7 0 11-09
8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 11-09
8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0 11-07
8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0 11-07
8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11-07
8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 0 11-04
8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0 11-04
8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4 0 11-04
8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1-03
8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0 11-03
8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11-03
8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11-02
8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1 0 11-02
8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11-02
8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0 11-01
8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5 0 11-01
8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5 0 11-01
8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0-31
8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0 0 10-31
8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0 10-31
8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0 10-28
8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8 0 10-28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10-28
8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9 0 10-27
8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6 0 10-27
8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8 0 10-27
8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 10-25
8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0 10-25
8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10-25
8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10-22
8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8 0 10-22
8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 10-22
8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2 0 10-21
8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2 0 10-21
8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0-21
8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0-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